안녕하세요. 기업과 경제의 숫자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하나씩 정리해보는 소소한 라쿤입니다. 기업이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흔히 공장이 늘어나고 설비가 많아지며 회사가 보유한 자산도 커지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업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공장을 건설하고 기계를 구입하거나 재고를 확보하고 새로운 매장을 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산이 많이 늘었다고 해서 매출도 반드시 같은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두 기업이 각각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한 기업은 5,000억 원 정도의 자산을 활용해 해당 매출을 만들었지만 다른 기업은 2조 원의 자산을 사용해 같은 1조 원의 매출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두 기업의 매출액만 보면 결과는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매출을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자산의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생각할 때 도움이 되는 개념이 총자산회전율입니다. 총자산회전율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입니다. 15편에서 살펴본 ROA가 자산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었는지 보는 관점이라면, 총자산회전율은 같은 자산으로 얼마나 많은 매출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보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저는 이 지표를 볼 때 “기업의 자산이 창고나 공장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출을 만드는 데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접근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총자산회전율이 무엇인지, 자산이 증가했는데도 회전율이 낮아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 실적에서 이 숫자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총자산회전율은 자산으로 얼마나 많은 매출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자산이 필요합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면 공장과 기계가 필요하고, 유통기업이라면 판매할 상품과 물류시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아직 받지 못한 매출채권도 자산이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역시 자산에 포함됩니다. 즉, 기업의 총자산에는 현금, 매출채권, 재고, 토지, 건물, 기계 등 사업에 사용되는 여러 자원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총자산회전율은 이런 자산을 이용해 기업이 어느 정도의 매출을 만들어냈는지 생각해보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념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총자산회전율 = 매출액 ÷ 평균 총자산
예를 들어 A기업이 평균적으로 1,000억 원의 자산을 사용하면서 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총자산회전율은 약 2회가 됩니다. 반대로 B기업은 평균 2,000억 원의 자산을 사용해 똑같은 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 총자산회전율은 약 1회입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액은 2,000억 원으로 같습니다. 하지만 A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으로 같은 매출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A기업이 자산을 좀 더 빠르게 매출로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총자산회전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기업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업종마다 필요한 자산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공장이 필요한 제조업체와 상대적으로 적은 유형자산으로 사업할 수 있는 서비스기업을 단순하게 비교하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전소나 통신망처럼 막대한 시설이 필요한 사업은 높은 매출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자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플랫폼이나 일부 서비스업은 공장과 재고를 많이 보유하지 않고도 상당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총자산회전율은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을 비교하기보다는 비슷한 산업의 기업을 비교하거나 한 기업의 과거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 조금 더 유용합니다. 한 회사의 총자산회전율이 3년 동안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 자산이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자산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면 기존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회전율이라는 단어 자체보다 매출과 자산 가운데 어느 숫자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입니다.
자산이 늘어도 매출이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자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대규모 투자입니다. 기업이 미래의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공장이 완공되는 순간 기업의 유형자산은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을 완성했다고 해서 바로 다음 날부터 매출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계를 설치하고 시험 생산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고 고객의 주문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자산이 먼저 증가하고 매출이 뒤늦게 따라오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총자산회전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무조건 좋지 않은 신호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투자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 생산량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따라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 이후 실제 성과가 나타나는지입니다. 4편에서 살펴본 부채와 성장투자도 여기에서 연결됩니다. 기업이 돈을 빌려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면 자산과 부채가 모두 증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장만 늘어나 총자산회전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몇 년 후 해당 공장이 많은 매출을 만들어낸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반대로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공장의 가동률이 낮고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투자한 자산이 기대만큼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재고자산 증가입니다. 5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업이 판매할 상품을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 예상보다 제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 창고에 재고가 쌓입니다. 재고 역시 기업의 자산입니다. 따라서 매출은 그대로인데 재고만 증가한다면 총자산이 커지면서 총자산회전율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은 1,000억 원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재고가 2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늘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기업의 자산 가운데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못한 상품이 많아진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고 증가 이유를 한 번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수기를 앞두고 제품을 미리 확보한 것인지, 신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해 상품이 쌓이고 있는 것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세 번째는 매출채권입니다. 기업이 제품을 판매해 매출을 기록했지만 고객에게 아직 대금을 받지 못하면 매출채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매출채권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 증가 속도보다 매출채권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한다면 돈을 회수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2편에서 살펴본 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와도 연결됩니다. 회계상 매출은 발생했지만 실제 현금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사용되지 않는 현금입니다. 현금이 많은 기업을 보면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충분한 현금은 경기침체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기업의 현금이 사업에 활용되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한다면 총자산은 늘어나지만 매출을 만들어내는 속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습니다. 10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업은 벌어들인 현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거나 부채를 줄이고 주주에게 돌려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총자산회전율이 낮아졌다면 단순히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어떤 자산이 증가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장인지, 재고인지, 매출채권인지, 현금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총자산회전율과 ROA를 함께 보면 기업의 수익 구조가 더 잘 보인다
15편에서 살펴본 ROA와 이번에 살펴보는 총자산회전율은 서로 연결해서 생각하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ROA는 기업의 자산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냈는지 봅니다. 총자산회전율은 자산이 얼마나 많은 매출을 만들어냈는지 봅니다. 그런데 기업의 이익은 결국 매출과 수익성이 결합해서 만들어집니다. 아주 단순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기업이 자산을 통해 많은 매출을 만들고, 그 매출에서 높은 이익률까지 확보한다면 자산 전체가 만들어내는 수익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자산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매출을 많이 만들지 못하거나, 매출은 많이 만들어도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면 자산 대비 수익성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기업과 B기업을 비교해보겠습니다. A기업은 1,000억 원의 자산으로 2,000억 원의 매출을 만들지만 순이익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B기업은 1,000억 원의 자산으로 1,000억 원의 매출만 만들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 덕분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A기업은 자산회전율이 높고 B기업은 이익률이 높은 구조입니다. 결국 기업이 좋은 ROA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산을 빠르게 매출로 바꾸는 능력과 매출에서 충분한 이익을 남기는 능력이 함께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면 지금까지 작성한 여러 글이 하나로 연결됩니다. 12편에서 살펴본 매출총이익률과 13편의 영업이익·순이익은 기업이 매출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남기는지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 살펴본 총자산회전율은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산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15편에서 다룬 ROA는 최종적으로 자산 전체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기업을 볼 때 단순히 ROA가 높다거나 낮다고 끝내기보다 이렇게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자산을 빠르게 매출로 바꾸는 기업일까, 아니면 매출 한 단위에서 많은 이익을 남기는 기업일까?” 기업마다 돈을 버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유통기업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률이라도 재고를 빠르게 판매하면서 많은 매출을 만드는 사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판매 횟수나 자산 회전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제품 한 개에서 높은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지표는 하나의 이상적인 숫자를 찾는 것보다 그 기업의 사업모델과 연결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총자산회전율이 갑자기 낮아졌다면 몇 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던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먼저 총자산이 왜 증가했는지 확인합니다. 공장이나 설비가 늘었는지, 재고가 늘었는지, 현금이나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매출이 왜 따라오지 못했는지 확인합니다. 신규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라서 그런 것인지, 제품 판매가 부진한 것인지, 시장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이익률과 ROA가 함께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총자산회전율은 낮아졌지만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면서 ROA가 유지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총자산회전율과 이익률이 동시에 낮아지고 있다면 기업의 자산 효율과 수익성 모두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확인합니다.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재고와 매출채권이 빠르게 늘면서 실제 현금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매출, 자산, 이익과 현금흐름을 연결하면 단순한 지표 하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하나의 흐름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은 자산을 이용해 사업을 합니다. 공장과 설비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재고를 판매해 매출을 만듭니다. 제품의 가격과 원가에 따라 매출총이익이 만들어지고, 여러 영업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남습니다. 금융비용과 기타 손익, 세금 등을 반영하면 순이익이 됩니다. 순이익을 자기자본과 비교하면 ROE, 전체 자산과 비교하면 ROA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앞 단계에서 자산이 실제 매출을 얼마나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지표가 총자산회전율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연결하면 재무제표에서 보이던 숫자가 서로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 관심 있는 기업의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단순히 “회사가 커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말고 한 가지 질문을 추가해보세요. “늘어난 자산이 실제 매출을 만들고 있을까?” 공장이 새로 생겼다면 가동률과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지, 재고가 늘었다면 실제 판매로 잘 이어지고 있는지, 매출채권이 늘었다면 현금 회수가 잘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자산은 많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가치를 만들지 않습니다. 기업의 자산은 실제로 움직이고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때 의미가 생깁니다. 소소한 라쿤이 앞으로도 기업의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그 숫자가 어디에서 왔고 다른 숫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재무제표도 매출과 자산, 이익과 현금의 흐름으로 연결하면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